밑줄

김현

SINCE 2020. 12. 22. 23:03

지금의 문학비평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논쟁의 근원은, 진실의 진위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진위의 문제로 제기하는 데 있다. 삶의 양식은 다양하며 그 어느 것에도 역사적 근거가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근거가 있다. 그 근거의 어떤 것도 옳고 그르다고 얘기할 수 없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170)

내 존재의 밑바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잊음이다. 나는 잊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잊음이다. 내 활력은 잊음에서 나온다.(128) 

자기가 쓴 글들을 읽을 때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문장들 사이의 침묵이 점점 무서워진다.(30)

파시즘이란 가만있게 내버려두지 않는 강요이다. 무엇을 말해야 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무엇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 파시즘의 본질이다. 권위주의의 특성은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라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오만과 뻔뻔함에 있다. 나는 옳으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뻔뻔함과 나는 옳으니까 내가 틀릴 리가 없다는 오만함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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