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식주의자』(2007)는 출간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 그 증거 중 하나로 동인문학상 수상 실패를 들 수 있다. 참고로 이해 최종후보작은 조경란의 『풍선을 샀어』,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이승우의 『그곳이 어디든』,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이었고, 조경란의 『풍선을 샀어』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 그런데 이는 비단 동인문학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채식주의자』는 그 흔한 문학상 하나 받지 못하고 끝났다. 한국만큼 문학상이 많은 나라에서 말이다. (...) 그런데 2016년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런 ‘시세 추종형 비평’이 주류가 된 오늘날, 김윤식이 말한 현장비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의미가 없는 시대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아무리 현장비평을 열심히 하더라도 결국 서구의 백인들이 주는 문학상 하나에 의해 평가가 완전히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편히 추종비평 전략을 펴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중간은 갈 것이고, 비평의 변신은 무죄이니까."
"소세키의 소설을 리얼타임으로 읽은 마사무네 하쿠초의 소세키론이 흥미로운 점은 ‘비평의 골든타임’과 관련이 있다. 혹자는 그의 글을 엄밀하지 못한 인상비평으로 폄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엄밀한 비평(또는 논문)보다 여전히 흥미롭다. 사실 시간의 풍화를 견디고 오래 읽히는 비평은 대부분 인상비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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