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료인의 소설, 즉 ‘류스이 대설’은 이 두 가지 모두와 정반대에 있다. 과도한 언어유희, 방대한 캐릭터, 황당무계한 전개, 엄청난 분량과 정보의 지나친 과잉, 이는 언어와 현실 사이만이 아니라 기호와 정동 사이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즉 JDC는 ‘설정 무한대’의 세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노이즈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순함과 난잡함 속에서 언어와 현실의 일치, 기호와 정동의 일치, 탐정과 범인의 일치는 불가능하다. 아니 이들을 뒷받침하는 장르의 규칙을 마치 지진처럼 붕괴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