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쇼트>(2015)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영화의 소재가 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일어난 것은 2007년, <1Q84>가 출간된 것은 2009년이다.
이 영화는 마크 트웨인의 말도 인용된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가장 대중적인 영화로는 <월 스트리트>(1987)와 이 영화의 속편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2010)가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신이 없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이 질문을 세속적으로 바뀌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가족이 없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헐리우드영화의 '기계장치의 신'은 가족. 이것은 위 두 작품에도 해당된다. 그런데 이것을 거부한 것이 하루키 문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최근에는 가족(특히 아버지)을 열심히 호출하고 있다. 현재가 아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가족이 부재하는 서사는 아무리 사실적이라고 하더라도 하나같이 현실에서 유리된 느낌을 준다. 오늘날 가족주의란 그저 낡은 것으로서 조소당할 뿐이지만 가족애 없는 인류애란 가능할까. SF?
주식 관련 국내영화로는 <작전>이 있다. 이 작품은 박휘순의 걸쭉한 입담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정확히 <1Q84>가 출간된 해(2009)에 개봉되었다. 박용하의 사실상 유작이기도 하다.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지나치게 미화된 측면이 있는데, 참고로 작년부터 테슬라에 공매도를 치고 있다. 같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일런 머스크와의 대결. 영화는 그 자체로 완결되지만, 시장은 계속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승자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의 평균 IQ가 100 정도라면, 천재의 IQ는 200 정도인데, 주식시장(일반지성의 집합체)의 IQ는 1,000 정도 된다는. 시장예측의 어려움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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